
방학이 시작되고 시간이 많아진 지금, "독서를 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바로 책 세미나였습니다.
2회에 걸쳐 『함께 자라기 : 애자일로 가는 길』이라는 책을 함께 읽으며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중 2차 책 세미나는 7월 26일에 진행되었고, 이번에는 책의 2장 '함께'와 3장 '애자일'을 읽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혼자가 아닌 함께 읽고, 함께 나눈 덕분에 더욱 깊고 뜻깊은 시간이 될 수 있었습니다.
총 2회에 걸쳐 진행된 책 세미나가 무사히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책 소개

이번 세미나에서 함께 읽고 있는 책은
『함께 자라기 : 애자일로 가는 길』(김창준 지음) 입니다.
이 책은 개인의 성장과 조직의 성장을 함께 바라보는 관점에서 '애자일'을 설명하는 책입니다.
기술적인 이야기에만 집중하지 않고, '사람'과 '관계'를 중심에 둔 내용들이 많아
개발자가 아니어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습니다.
총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 1장. 자라기
- 2장. 함께
- 3장. 애자일
이번 2차 세미나에서는 2장 '함께'와 3장 '애자일'을 읽고 나눈 생각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함께' 그리고 '애자일'
2장과 3장은 각각 '함께 일한다는 것의 본질'과 '애자일이라는 실천적 철학'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흔히 협업을 단순히 효율을 위한 수단으로 여기거나, 애자일을 단지 빠르게 일하는 개발 방식으로만 오해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보다 훨씬 더 깊은 통찰을 던져줍니다.
함께 일한다는 것은 단순히 일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감정과 신뢰, 표현 방식까지 존중하며 의미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리고 애자일은 완벽한 계획보다도, 끊임없이 시도하고 피드백을 반영하며 함께 나아가는 유연한 태도에 더 가까웠습니다.
이 두 장을 읽으며 저는 '함께'와 '애자일' 이라는 키워드가 결국 사람을 중심에 두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책 속에서 다뤄지는 모든 개념과 실천은, 기술보다도 관계에서 출발한다는 것,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이 곧 성장의 기반이 된다는 점을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제 책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점들, 그리고 토론을 통해 새롭게 배우고 생각하게 된 점들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1) 협력을 통한 추상화
'추상화'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객체지향 프로그래밍에서의 추상화 개념이었습니다. 자동차나 자전거처럼 여러 공통 요소를 묶어 '탈 것'이라는 상위 개념으로 만드는 방식 말이죠. 하지만 책을 읽고, 또 세미나에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것이 추상화의 본질을 설명하기엔 다소 부족한 예시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인간이 처음 보는 물건을 보면 어떻게 반응할까?"
라는 질문을 한 분이 던졌습니다. 그 질문은 인상 깊었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물건에 대해 우리는 본능적으로 그 정체를 파악하고 '이름을 붙이려는' 시도를 합니다. 그 자체가 추상화의 시작이라는 것이죠.
책에서 말하는 추상화는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바라보고, 본질을 파악하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은 혼자보다 둘 이상이 함께할 때 더 깊어지고 명확해질 수 있습니다. 짝 프로그래밍이나 톱니바퀴 실험처럼, 서로의 시각을 통해 문제를 더 정확히 정의하고 더 나은 개념화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협업은 비용이 듭니다. 에너지가 소모되고, 때론 더디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함께 일하는 이유는 단순히 일을 나누기 위함이 아니라, '신뢰'를 기반으로 더 나은 인식을 형성하기 위함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신뢰가 형성된 협업은 결과적으로 훨씬 더 강력한 추상화와 문제 해결력을 만들어냅니다.
이전까지는 추상화를 '코드의 정리 방식' 정도로만 여겼다면, 이제는 사람과 사람이 함께 문제를 바라보며 의미를 찾아가는 행위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추상화는 단순한 사고 기법이 아니라, 함께 나누는 과정 속에서 더 깊어지는 것이었습니다.
2) 신뢰를 쌓는 공유, 그리고 감정
책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 중 하나로 '작업물을 공유하는 방식'에 따라 신뢰의 형태가 달라진다는 점이 있었습니다.
특히 하나만 보여주는 방식은 그 결과물이 곧 '나 자신'으로 인식되어 부정적인 피드백이 곧 나에 대한 평가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설명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실제로 저도 동아리에서 홍보부 활동을 하며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초반에는 가장 잘 만든 시안 하나만 골라 팀원에게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피드백이 부정적일 경우,
"내가 잘못 만든 걸까?"
"별로일 수 있으니 좀 더 완벽하게 만들어야 해..."
와 같은 걱정과 불안이 커졌고,
그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몰라 점점 피드백을 방어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는 모든 시안을 함께 공유하는 복수 공유 방식으로 바꾸게 되었고, 상황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팀원들도 부담 없이 의견을 줄 수 있었고, 저도 자연스럽게 "이건 시도 중 하나일 뿐"이라는 마음으로 피드백을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같은 피드백이라도 훨씬 덜 부담스럽게 느껴졌고, 결과적으로 작업의 완성도도 더 높어졌습니다.
책에서는 복수 공유 방식이 실험적으로도 가장 효과적이었다고 소개하며, 제가 느꼈던 변화와 감정을 객관적으로 뒷받침해주었습니다.
단순히 여러 개를 보여주는 게 낫다고 생각했던 저의, 우리의 방식이,
사실은 신뢰를 만들고 협업을 더 원활하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을 책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3) 객관성의 주관성, 결국 판단은 사람에게 달려 있다
책에서 "사람은 비이성적인 존재이며, 선택은 감정에 좌우된다"는 내용을 읽고 처음에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비즈니스 관계에서는 감정보다 이성적 판단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배워왔고,
상대방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 사람이 제시하는 방법이 타당하다면 감정을 내려놓고 수용해야 한다고 믿어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저는 그렇게 행동해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자가 든,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의 말은 무조건 반대하게 된다는 식의 예시는 지나치게 극단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저는 오히려 그런 태도가 문제라고 여겼고,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토론을 통해 다양한 관점을 접하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초기에는 부정적인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에 집중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꼭 부정적인 관계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를 설득하는 상황에서는 그 사람의 성향이나 선호에 맞춘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점차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경력이 오래된 사람은 단지 실력뿐만 아니라 주변 평판이나 신뢰 자산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비슷한 이야기를 하더라도 후배보다 선배의 말에 더 신뢰가 가는 것처럼,
말의 내용뿐만 아니라 말하는 사람의 맥락 자체가 설득력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새삼 느꼈습니다.
또한 꼭 내부 관계뿐 아니라, 고객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논리적 근거만을 제시하기보다는, 상대의 관심사나 기대에 맞춰 소통하려는 노력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저자의 의도 자체는 처음부터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설득에는 단순한 논리 외에도 감정과 관계가 중요하다는 점 말입니다.
하지만 그 의도를 설명하는 극단적인 예시가 오히려 메시지를 왜곡시켜 전달된 듯한 느낌이 들었고,
그로 인해 처음에는 불편함과 혼란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론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경험과 시각을 들으며,
그 예시조차 다른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저의 생각도 조금은 확장되고 유연해졌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결국 이 책이 전하려는 메시지는 “이렇게 살아라”가 아니라,
"이럴 때는 이런 태도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제안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4) 심리적 안정감, 애자일 팀의 핵심
책에서 소개된 구글의 연구에 따르면, 좋은 팀을 만드는 핵심은 '심리적 안정감'이라고 합니다.
팀에 누가 있느냐보다, 서로가 부족함을 드러내고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과거의 제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누군가 엉뚱하거나 수준 낮아 보이는 질문을 했을 때,
‘왜 저런 걸 묻지?’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질문을 했던 사람이 과거의 나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그들을 비판하는 것은 결국 내 과거를 부정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사회는 때때로 질문에 냉소적입니다.
'그것도 몰라?', '왜 저런 걸 묻지?' 하는 시선이 질문을 가로막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제 믿습니다.
질문의 수준보다 중요한 것은, 질문하려는 태도 그 자체라는 것을요.
모른다는 것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것은 용기이며,
그 자체로 이미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종종 실수나 무지를 감추려 하지만,
책에서 말하듯 중요한 것은 숨기는 것이 아니라 관리하고 드러내는 것입니다.
질문도 마찬가지입니다.
질문은 부족함의 증거가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려는 용기 있는 태도라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또한 질문은 질문자만의 것이 아닙니다.
상대에게도 복습과 성찰의 기회를 줄 수 있으며,
팀 전체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질문하는 사람에게 냉소를 보내기보다,
그 용기에 응답할 수 있는 팀원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팀을 만드는 첫걸음이 심리적 안정감이 있는 환경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5) 애자일, 빠르게 가는 것이 아니라 올바르게 가는 것
3장에서 애자일은 단순히 ‘빠르게 개발하는 방식’이 아니었습니다.
더 빠르게, 더 일찍, 더 자주 피드백을 받아, 계속 방향을 수정하며 나아가는 실천 방법이라는 설명이 인상 깊었습니다.
특히 토론에서의 "지도 속 목적지가 계속 바뀐다면, 우리는 그때그때 경로를 수정해야 한다"는 비유는
애자일의 핵심을 매우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말이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계획이 완벽한가가 아니라, 소통을 통해 얼마나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가였습니다.
빠르게 실패하고, 빠르게 회고하며, 빠르게 다시 시도하는 것.
이 반복과 민첩성의 사이클이 애자일의 본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에는
"고수가 죽기 전 10분 안에 단 한 장만 알려줄 수 있다면 무엇을 줄 것인가"
라는 예시가 등장하는데, 매우 인상 깊은 부분이었습니다.
모든 걸 완벽히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핵심을 빠르게 전달하며 함께 성장해가는 방식이 애자일이라는 점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결국 애자일은 매일매일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가치를 고민하고,
그날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반복하며 나아가는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6) 코드리뷰, 함께 책임지는 시선
책 세미나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코드리뷰에 대한 제 태도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리뷰를 할 때마다
"이걸 어떻게 코멘트하지?"
"이건 다 읽어야 하는 건가?"
와 같은 고민이 많았습니다.
리뷰는 상대방의 코드를 '고쳐주기 위한 것'이라고만 생각했기에,
리뷰할 내용이 없다고 느껴질 때 오히려 불편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선배의 이야기를 들으며 시야가 조금 바뀌었습니다.
"리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꼭 개선점을 찾지 않더라도, 한 번이라도 코드를 읽어보는 것"이라는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특히 중요한 점은, 코드를 승인(Approve)한다는 것은 단순한 확인이 아니라,
'이 코드에 동의하고 함께 책임지겠다'는 의미라는 것이었습니다.
즉, 코드를 작성한 사람만이 아니라, 그 코드를 승인한 사람도 함께 책임을 진다는 개념이었습니다.
이후부터는 꼭 개선점을 찾아내지 않더라도,
상대방의 코드를 한 줄이라도 성실히 읽고, 책임감을 가지고 승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되었습니다.
함께 자라는 시간의 의미
『함께 자라기』 2장과 3장을 읽으며, 다시 한 번 '성장'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1장에서는 개인의 내적 성장, 즉 스스로를 어떻게 키워나갈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나누었다면,
2장과 3장은 타인과 함께하는 성장, 그리고 조직과 팀이라는 관계 안에서의 성장에 대해 다루고 있었습니다.
이번 장들에서 특히 마음에 남았던 것은,
함께 일한다는 것이 단지 일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함께 정리해가는 과정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추상화는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만드는 일이지만, 그 단순함에 도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협력'이라는 점은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혼자보다 둘이 더 나은 개념화를 할 수 있고, 신뢰가 형성될수록 더 높은 수준의 이해와 생산성을 끌어낼 수 있다는 점은 '관계'의 힘을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또한, 구글의 연구처럼 '팀이 얼마나 유능한가'보다 얼마나 심리적으로 안정된 공간인가'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
그리고 애자일이란 완벽한 계획이 아닌, 끊임없는 피드백과 수정 속에서 목표를 향해 민첩하게 나아가는 과정이라는 점은
저에게도 일상과 협업에 대한 깊은 통찰을 주었습니다.
이 책의 제목처럼, 우리가 읽고 나눈 이야기들은 결국 '함께 자라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 개인의 성장에서 팀의 성장으로
- 혼자의 성과에서 관계 속의 성과로
- 실행 중심에서 학습 중심으로
우리는 조금씩 시선을 바꿀 수 있었고, 함께 자라는 방법을 배우며, 서로에게서 자극을 얻는 의미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마무리하며
이번 세미나를 통해 『함께 자라기』라는 책을 두 번에 걸쳐 함께 읽고, 나누고,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총 2회의 책 세미나를 무사히 마무리하게 되어 참 뜻깊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혼자 읽는 독서와는 또 다른 깊이가 있었고, 각자의 경험과 시선이 더해져 책의 메시지가 더욱 풍부해졌습니다.
특히 저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설득'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무언가를 전달하고, 동의받고, 함께하고 싶을 때,
단순히 객관적인 근거나 논리를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때로는 상대방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는 걸 편안해하는지, 그리고 그 사람이 어떤 감정과 맥락 안에 있는지를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훨씬 강력하기도 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결국 우리가 하고자 했던 독서도,
그저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배우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앞으로도 이 독서 루틴을 꾸준히 이어가며,
기술뿐만 아니라 사람, 관계, 팀 속에서 '더 나은 나', 그리고 '더 나은 우리'로 함께 자라기를 실천해보고 싶습니다.

함께했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 글을 읽는 분들께도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독서'의 재미와 의미를 꼭 한번 경험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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